"인류의 존재 외계에 알리는 신호 역활도"
봄철 별자리의 하나인 목동자리가 서쪽 하늘로 점차 기울면 그리스신화의 가장 위대한 영웅의 별자리가 나타난다. 바로 헤르쿨레스자리다. 헤르쿨레스는 헤라클레스를 라틴어로 발음한 것으로 ‘여신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이다.
이 별자리는 헤라클레스가 오른손에 몽둥이를 들고 괴물 히드라를 무찌르는 모습이다. 단, 용감한 투사는 하늘을 거꾸로 걷는 사나이로 그려지고 있다.
헤라클레스는 최고의 신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우스의 조강지처 헤라는 남편이 바람을 피워 얻은 헤라클레스를 미워해 사사건건 그를 괴롭혔다. 특히 헤라클레스는 헤라 여신의 음모로 인해 에우리스테우스 왕의 노예가 됐고 열두 가지 위험한 모험을 겪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헤라클레스는 네메아 계곡에서 황금사자를 목 졸라 죽였고 아홉 개 머리를 가진 물뱀 히드라를 물리쳤다.
크레타 섬의 괴물소를 없앴고 디오메데스의 식인 말을 잡아왔다. 불 뿜는 용이 지키던 님프 동산에서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일도 그의 열두 가지 모험에 포함돼 있었다. 헤르쿨레스자리는 30여년 전 인류의 존재를 외계에 알리는 작업의 대상이기도 하다.
1974년 11월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의 전파천문대에서 헤르쿨레스자리의 구상성단 M13을 향해 전파의 형태로 ‘인류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성단에 포함돼 있는 10만개 이상의 별 가운데 어느 하나에라도 지성이 있는 생명체가 존재해 인간처럼 전파를 쏠 수 있다면 답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유리병 편지’였다. 물론 아직까지 별다른 응답은 없었다. 헤르쿨레스자리에서 그리스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이 외계 생명체를 찾는 현대인들의 노력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해 보니 묘한 느낌이 든다.
<출처 : 글 - 동아아사이언스 이충환 기자, 사진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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