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과 아르테미스의 사랑이 얽힌 별자리
겨울철 밤하늘을 살피다 보면 오리온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몽둥이를 높이 든 사냥꾼 오리온의 허리띠에 밝은 별 3개가 나란히 모여 있어 얼른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세 별은 ‘삼태성(三太星)’이라고 한다. 오리온자리는 전체 모습이 장구를 닮아 예전엔 장구별이라고도 불렸다.
거인 사냥꾼 오리온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둘의 사랑이너무 뜨거워 곧 결혼한다는 소문까지 퍼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신의 오빠이자 태양의 신인 아폴로는 둘의 관계를 좋아하지 않았다. 급기야 아폴로는 오리온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날 바다에서 머리만 내놓고 있는 오리온을 본 아폴로는 그 머리에 햇빛을 내리쪼였다. 그리고 아르테미스에게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슴이라고 속이며 활솜씨를 보여 달라고 했다. 평소 활쏘기에 자신 있던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의 머리를 한 발에 명중시켜 버렸다.
아르테미스는 자신이 오리온을 죽인 것을 알고 큰 슬픔에 빠져 한동안 눈물로 지새웠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제우스에게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둘의 깊은 사랑 때문인지 달이 떠 있는 겨울밤에도 오리온은 밝게 빛난다.
오리온의 허리띠에 있는 삼태성과 그 아래의 별들 몇 개를 이어 보면 손잡이가 달린 네모난 그릇 모양이 된다.
옛날 사람들은 이를 두고 술그릇별이라고 불렀다. 술을 몰래 마시고 도망가는 술꾼을 쫓아가는 술집 주인의 술그릇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 고전 소설들을 읽다 보면 영웅이 될 주인공이 몸에 별자리를 이루는 점을 갖고 태어난다는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팔뚝에 북두칠성이 있다느니, 삼태성이 또렷이 박혀 있다느니 하는 말 등이다. 여기 나오는 ‘삼태성(三台星)’은 오리온자리의 삼태성과 다른 것이다.
큰곰자리의 발 부분에 띄엄띄엄 있는 세 별로 하늘나라의 정승을 나타내는 옛 별자리다. 삼태성이 등에 또렷하다는 것은 태어난 아이가 장차 정승처럼 큰 인물이 된다는 뜻이다. <삼국지연의>의 어떤 판본에는 촉나라의 제갈공명이 위나라와 싸우기 전에 객성(혜성)이 출현해 삼태성을 침범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제갈공명은 촉나라 군대 사령관이기도 했지만 촉나라 정승이었다. 그는 정승의 별 삼태성에 나타난 징조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아차렸다고 한다.
<출처 : 글-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사진-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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