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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6 거문고자리 - Asteria

거문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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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의 슬픈 하프소리 가득

누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뿌연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아름답게 빛나는 두 이 바로 견우별과 직녀별이다.

견우와 직녀의 옛이야기를 하기에는 다소 이른 계절이지만 직녀별은 요즘 자정 무렵 동쪽 하늘에서 밝게 빛난다. 직녀별은 하늘의 아크등, 전 하늘에서 하나뿐인 다이아몬드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밝고 아름다운 이다.

서양의 하프(거문고)를 닮은 거문고자리의 으뜸별이 바로 직녀별이다. 별자리에서 약간 긴 평행사변형이 하프의 현을 연상시킨다.

직녀별 주변에는 직녀별과 작은 삼각형을 이루는 어두운 이 둘 있다. 이 삼각형에는 어린 시절에 들었던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가 내려온다. 지상에 내려와 목욕하던 선녀는 나무꾼에게 날개옷을 빼앗겨 하늘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나무꾼과 결혼해 두 명의 자식을 낳았다. 선녀는 어느 날 나무꾼이 숨겨 놓은 날개옷을 발견해 자식들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 직녀별이 선녀를, 어두운 두 이 두 자녀를 나타낸다고 한다.

거문고자리에는 어떤 얘기가 전해질까.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음악의 천재’ 오르페우스는 하프를 멋지게 연주했다. 그의 연주는 나무와 돌이 춤을 추게 하고 신과 인간은 물론 맹수까지도 넋을 잃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에게는 에우리디케라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는데, 어느 날 불행하게도 독사에게 발목을 물려 죽고 말았다.

아내를 몹시 사랑했던 오르페우스는 저승까지 찾아가 ‘저승의 왕’ 하데스 앞에서 하프 솜씨를 발휘했다. 그의 연주에 감동한 하데스는 아내를 데리고 돌아가도 좋다고 허락했다.

하지만 저승문을 나갈 때까지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 오르페우스는 이승을 향해 발길을 재촉하다 그만 저승문이 보이자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궁금해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결국 그의 아내는 저승으로 다시 사라졌고 오르페우스도 몹시 슬퍼하다 후에 죽음을 당했다. 오르페우스의 하프소리를 좋아했던 제우스는 그의 하프를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야기만큼 아름다운 신화다. 사랑이 메마른 현대인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얘기인 것 같다.

거문고자리를 바라보면서 이 얘기를 떠올려 본다면 아내를 매우 사랑했던 오르페우스의 구슬픈 하프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출처 : 글 -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사진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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