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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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부인의 사랑을 기억하려 아내의 금관, 별자리로 만들어

봄철 밤하늘에서 귀엽고 독특한 모양 때문에 유명한 별자리가 있다. 바로 왕관자리다. 커다란 별자리 틈에 있지만 7개의 이 반원형으로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모양이 영락없이 왕관을 연상시킨다. 왕관자리는 목동자리 근처에 있는데 머리를 뒤로 한껏 젖히고 밤하늘을 쳐다보면 이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이 별자리는  아리아드네에게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청혼하며 선물한 왕관이라고 한다. 아리아드네는 크레테의 왕인 미노스의 아름다운 딸이었다. 크레테에는 소의 몸뚱이에 사람의 머리를 가진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둬 놓은 미로가 있었다. 미노스는 이 괴물을 사육하기 위해 아테네에서 7명의 소년 소녀들을 끌고 왔다.

그 당시 미노타우로스에게 제물로 바쳐질 소년들 속에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숨어들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고, 그가 미로 속에서 괴물을 죽이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희생될 뻔한 사람들과 함께 아테네로 향했다. 도중에 낙소스란 섬에 들렀는데, 테세우스는 아테나 여신의 계시를 받고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두고 떠나야 했다. 혼자 남은 아리아드네는 슬픔에 빠졌다. 그때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낙소스는 디오니소스가 자주 머물던 섬이었다.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에게 7개의 보석이 박힌 금관을 선물하며 청혼했다. 그녀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던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가 늙어서 죽게 됐을 때 사랑을 영원히 기억하려고 그녀의 금관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왕관자리는 그 모양 때문에 나라마다 불러 온 이름이 다르다.

호주 원주민들은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하는 데 사용하던 도구를 닮았다고 해서 ‘부메랑’이라고 불렀고, 고대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서는 불완전한 원 모양이라 ‘깨진 그릇’이나 ‘거지 밥그릇’이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인들은 이 별자리를 ‘새끼줄’이라고 불렀으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곰의 동굴’을 떠올렸다. 인디언들은 봄이 돼서 큰곰자리의 주인공이 이 동굴에서 기어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왕관자리를 무엇이라고 불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놀랍게도 이 별자리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여러분은 이 별자리에 어떤 이름을 붙이겠는가. 팔찌, 목걸이 등 원이나 반원으로 이뤄진 물건이 적합하지 않을까.  


<출처 : 글 - 동아사이언스 이충환 기자, 사진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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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2 21:25 2006/10/0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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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왕관자리

    Tracked from 별과 함께 하는 우리 2007/02/11 17:15  삭제

    왕관자리학명 Corona Borealis 약자 CrB 별자리 중에는 억지로 가져다 붙인 듯한 이름이 많지만 왕관자리는 누가 보아도 왕관모습을 하고 있다. 이 별자리는 작지만 눈에 잘 띄는 별자리라서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이름을 붙였다. 고대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서는 이 별자리의 모양을 불완전한 원으로 보고 '깨진 그릇', '거지의 밥그릇' 등의 이름으로 불렀으며, 중국에서는 '새끼줄'로 불렀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부메랑'으로 불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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